화가 박서보. 단색화로 각광받고 있는 그의 작업을 보자.
요즈음에도 지팡이를 짚고 서서 하루 5시간 연필로 선을 긋는다고 하는 화가 박서보. 박서보의 묘법 Ecriture 연작은 1970년대 초 연필 묘법으로 시작됐다. 공책에 글씨 연습을 하던 둘째 아들이 노트 네모 칸 밖으로 글씨가 삐져 나가자 화가 나서 빗금을 막 치던 모습에서 착안된 기법. 그림은 수신을 위한 도구라 생각했는데, 그것을 본 순간 저게 바로 체념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화가 박서보의 초기 묘법이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비우고 수신하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면, 후기에 시작한 색채 묘 법은 손의 흔적을 강조하는 대신 일정한 간격의 고랑으로 형태를 만들고 풍성한 색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사각 프레임 안에서 버밀리온과 마젠타 그리고 올리브골드 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오늘은 화가 박서보의 발자취, 작품 성향, 그리고 단색화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1. 화가 박서보의 발자취를 더듬어보자.
화가 박서보는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를 졸업하고 1962년 처음 강단에 선 후 홍익대 미술대학교수 1962~ 1977)와 학장 1986 ~ 1999을 역임했다. 줄곧 왜? 회화 작업을 하는가? 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변화하는 시대상에 부응하는 새로운 작업방식을 모색해왔다.
화가 박서보의 회화에서의 색은 전후 시기. 원형질 연작에서는 급변하는 세계에 대한 불안의 정서를 표현한 검은색, 1960년대 후반 서양의 기하학적 추상에 대응해 전통적인 오방색, 그리고 1970년대에 '비워 냄'을 몸소 실천한 연필 묘법 연작에서는 색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 위해 흰색을 선택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전위적 흐름을 주도하고 평생 그림을 그렸으나 인지도에 비해 그림이 잘 팔리는 작가는 아니었다.
2. 2000년 이후 화가 박서보의 작품 성향을 들여다보자.
화가 박서보는 2000년 이후 강렬하고 선명한 색감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급진적인 시도는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하던 선생님의 새로운 디저털 문명을 대면하며 느낀 공포심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인들 누구나 겪는 디지털 문명으로의 대대적인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상을 녹인 작업을 이어오던 그는 더 이상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겠다는 위기감이 엄습했고, 스스로 작업 중단까지 고려하게 되었는데, 그 끝에서 찾은 돌파구는 다시 색이었다.
각종 이미지가 무차별적으로 범람하는 시대, 회화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선생님은 관람객에게 의도된 경험을 강요하거나 메시지를 께서 던지는 대신, 화면에 정적인 고요함과 리듬감 있는 활력만을 남겨, 보는 이의 스트레스를 흡인하는 장을 만든다. 이는 화가 박서보가 스스로의 작품을 흡인지라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화가 박서보의 단색화를 행위의 무목적성, 행위의 무한 반복성, 행위 과정에서 생성된 흔적을 정신화하는 것. 위 세 가지 요소로 정의 내린 사실도 이 같은 회화의 새로운 역할을 뒷받침한다.
3. 2010년 들어 화가 박서보의 단색화. 세계적으로 각광받다.
화가 박서보는 2010년 들어 세계 미술계에서 단색화가 주목받으며 세계 주요 컬렉터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국의 화이트 큐브에서만 2016년 첫 개인전 이후 2021년 3월 대규모 회고전까지 촌 4회의 개인전이 열렸으며, 2019년 파리 페로탕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끝까지 살아남아 단색화를 일궈내고 세계화했다.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샤또 라코스트 ( Chateau La Coste ) 로저스 갤러리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렸고, 지난 10년 사이 작품값도 크게 상승해 100호 크기의 작품은 3억 5000만 ~ 4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21세기의 예술은 치유의 예술이 되어야 한다는 화가 박서보의 치유론이 요즘 표현의 절벽을 만나 헤매고 있는 나의 가슴에 확'와닿아온다. 여고시절 처음 뎃셍에 접했을 때 뎃셍만을 고집하시며 뎃셍도 회화의 한 장르라고 머릿속에 각인시켜주신 선생님이신데 구순의 연세에도 이렇게 화려한 색채의 마술을 펼치시는 모습을 보며 그저 찬탄과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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